‘더도 말고 덜도 말고 올해만 같아라’.
프로배구 V-리그가 90일간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남자부는 현대캐피탈, 여자부는 흥국생명이 2년연속 챔피언의 자리에 올랐다. 올 시즌은 ‘프로배구 제2 르네상스’라고 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의 양강체제로 배구의 흥미가 떨어졌던 게 사실이다. 둘만의 잔치였던 프로배구가 올해 대한항공이라는 다크호스가 등장하면서 배구판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대한항공이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의 발목을 잡으면서 정규시즌이 끝날 때까지 선두경쟁이 안갯속이었다. 흥미 진진한 경기는 팬들을 경기장 안으로 불러 들였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텅 비었던 관중석이 빈 자리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꽉 차면서 선수들의 파이팅도 넘쳤다. 용병들의 거포경쟁과 토종들의 짜임새있는 수비는 경기장을 찾은 팬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그 결과 올 시즌 프로배구 경기장을 찾은 관중은 지난 시즌에 비해 50%이상 증가했다.
프로배구 각 구단관계자와 선수들은 내년시즌도 “올해만 같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치고 있다. 삼성화재 배구단 한 관계자는 “3년동안 각 구단들이 프로배구의 인기를 올리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한 게 올해 결실을 맺은 것 같다”면서 “내년에도 더 좋은 경기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각 구단들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에도 관중몰이에 성공할 수 있는 비결은 간단하다. 올해보다 더욱 재미있는 경기를 만드는 것이다. 올해 대한항공이 선두경쟁에 가세하면서 재미가 배가됐던 것처럼 내년에는 더 많은 팀들이 물고 물리는 경기를 펼친다면 배구팬들은 자연스레 늘어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각 구단들이 현재에 만족해서는 안된다. 토종선수들의 능력을 높이고, 더 좋은 실력을 갖춘 용병들로 무장한다면 배구가 농구를 제치고 겨울최고 스포츠의 명성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출처; 대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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